가장 힘든 날 — 모두 앞에서 무너진 내 프로그램
2026년 7월 7일

가장 힘든 날 — 모두 앞에서 무너진 내 프로그램


그날 오후, 화면이 느려지기 시작했다.

처음엔 그러려니 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더 심해졌다. 버튼을 누르면 한참을 멈춰 있었다. 직원들이 하나둘 접속하면서, 그러니까 사람이 몰리면서 시스템은 점점 더 굼떠졌다. 그리고 곧, 휴대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이게 안 돼요. 저게 느려요. 화면이 멈췄어요. 한 통이 아니었다. 수십 명이 동시에 같은 말을 해왔다. 한 달을 공들여 자신만만하게 내놓은 그것이, 사람들 앞에서 보란 듯이 멈춰 서고 있었다.

머릿속이 하얘졌다. 내가 아는 서버는 빨랐다. 분명히 빨라야 했다. 그런데 왜.

지금 돌아봐도, 그날이 내 개발 인생에서 가장 힘든 날이었다.

만드는 것과 버텨내는 것

그때까지 내가 만든 것들은 사실 한가했다. 쓰는 사람이 몇 안 됐고, 하는 일도 가벼웠다. 그런데 이건 달랐다. 수백 명이 한꺼번에 몰려드는 무게를, 나는 한 번도 겪어본 적이 없었다. 만드는 것과, 수백 명이 동시에 쓰는 걸 버텨내는 건 전혀 다른 일이었다. 그 사실을 그날 처음 알았다.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나는 그때 화가 났다. 그리고 그 화를 엉뚱한 데로 돌렸다. 직원들에게, 우리가 대기업처럼 거대한 서버를 갖춘 게 아니라서 사람이 몰리면 느려지는 건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건 틀린 말이었다. 내가 틀렸다. 나는 몰라서 그렇게 말한 것뿐이었다.

AI마저 “한계”라고 했다

원인을 찾으려고 AI에게 물었다. 그런데 Claude도, Gemini도 비슷한 말을 했다. 서버의 한계라는 것이었다. 동시에 접속하는 사람이 많아지면 느려질 수밖에 없으니, 어쩔 수 없다고.

그렇구나, 원래 이런 거구나. 하마터면 거기서 포기할 뻔했다.

그런데 어딘가 납득이 가지 않았다. 같은 서버에서 다른 도구는 수십만 개의 자료를 눈 깜짝할 사이에 찾아냈다. 그렇게 빠르던 것이, 고작 사람 몇백 명한테 이렇게 무너진다고? 뭔가 이상했다 —

그 다음은 책에 있습니다

매일 밤 12시, 새벽 1시까지 AI를 붙들고 묻고 또 물었던 며칠. AI가 박은 “한계”라는 못을 자꾸 다시 뽑아 들던 끝에 드러난, 어이없을 만큼 단순했던 진짜 원인. 그리고 내가 버전 번호를 v2.0이라고 달며 새긴 표식의 의미까지 — 이 이야기의 전체는 책에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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