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레드시트가 앱이 되던 날 — 이백 번 고치던 밤들
2026년 7월 8일

스프레드시트가 앱이 되던 날 — 이백 번 고치던 밤들


그 AI의 이름은 Gemini였다.

나는 스프레드시트의 수식 하나가 안 풀려서, 밑져야 본전이라는 마음으로 물어봤다. 이런 걸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하느냐고. 그러자 답이 왔다. 그대로 따라 했더니, 그렇게 한참을 붙들고 있던 게 거짓말처럼 풀렸다.

별것 아닌 일처럼 들리겠지만, 나에게는 그렇지 않았다. 평생 누군가에게 물어보거나 검색창을 헤매야만 풀리던 문제를, 처음으로 옆에서 거들어주는 사람이 생긴 기분이었다. 그 사람이 사람이 아니라는 게 문제라면 문제였지만.

이백 번 고치고 또 고쳤다

물론 한 번에 척척 되는 일은 거의 없었다.

Gemini가 준 답이 틀릴 때도 많았다. 그러면 어디가 안 된다고 다시 묻고, 새로 받은 걸 넣어보고, 또 틀리면 또 물었다. 지금이야 AI한테 시키면 알아서 코드를 짜고 고쳐주지만, 그때는 그런 게 없었다. 받은 걸 내가 일일이 복사해서 붙이고, 돌려보고, 틀린 데를 찾아 다시 묻는 일을 끝없이 반복했다.

작은 것 하나를 완성하는 데도 열 번 스무 번은 기본이었고, 어떤 건 이백 번 가까이 고치고 또 고쳤다. 미련해 보일지 몰라도 나는 그 과정이 싫지 않았다. 어제는 안 되던 게 오늘은 되니까. 조금씩이라도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그 느낌이 좋았다.

손이 하던 일을 버튼이 대신하다

그렇게 통계가 자동으로 잡히기 시작하자, 욕심이 생겼다.

수식을 거는 것조차 번거로웠다. 버튼 하나만 누르면 정렬도 계산도 한 번에 끝나면 좋겠다 싶었다. 그것도 되느냐고 물었더니, Gemini는 앱스크립트라는 걸 알려줬다. 스프레드시트 안에서 돌아가는 작은 프로그램 같은 거였다.

나는 그걸로 버튼을 만들었다. 클릭 한 번에 흩어진 자료가 줄을 맞춰 정렬되고, 숫자가 알아서 계산됐다. 손이 하던 일을 버튼이 대신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여기까지 오자, 나는 더 큰 욕심이 생겼다 —

스프레드시트가 진짜 ’프로그램’이 되기까지

점점 무거워지다 결국 버거운 덩어리가 된 스프레드시트, 그리고 “진짜 프로그램 화면처럼 만들 수는 없느냐”는 질문 하나. 며칠 뒤 눈앞에 뜬, 버튼과 메뉴가 달린 첫 ‘프로그램’ — 훗날 병원 전체의 환자 관리를 맡게 되는 그 도구의 첫 모습은 책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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